창조과학 '박물관'

미국에 있는 과학도 아니고 박물관도 아니지만, 어쨌든 이름은 '창조과학 박물관'인 곳.
가보진 않았지만(가보고 싶지도 않고), 동영상, 사진, 방문기 등을 통해서 이미 충분히 경험할 만큼 경험했다 -_-

역시 미국에선 돈이 많아서 이런 황당한 말을 퍼뜨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이렇게 화려한 놀이동산을 만드는구나.

전시되어 있는 내용은 그냥 창조론자들이 맨날 뱉어내는 말들이다. 그리고 그 기본은 물론 이것이다.


맨 위에 써있듯, 창조론자들은 시작을 성경으로 한다. 이것이 과학과 창조론자들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과학자들은 증거를 보고 결과를 유추해내려고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결과를 정하고 그것에 맞는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저 표를 보면, 지구가 4004 BC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구가 6000년밖에 안되었다는 주장이다. 6000년? 6000년이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해라, 정말...이건 마치 지구의 둘레의 길이가 50m 정도 된다는것과 같은 스케일의 황당함이다 -_-;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네가 진화론 뿐만 아니라 물리학, 역사학, 천문학, 인류학 등등 많은 것들을 부정한다는 것을 알긴 하려나.

'같은 사실, 다른 관점...왜?'

왜냐하면 한 쪽은 그 사실들을 인정하고, 한 쪽은 자기네 마음대로 무시하기 때문이지. 몇몇가지 자기네한테 유리한 사실들만 뽑아서 대중한테 설명하면 그럴듯하기야 하겠지. 한국과 일본 역사를 모르는 사람한테 독도가 왜 일본 땅인지, 그리고 임나일본부설이 사실이라고 설명해봐라. 고개를 끄덕이겠지?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도 딱 그 모양이다. 내 생각에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것 같다. '전문가들이라고 우리보다 뭐 나은점이 있겠어. 내가 보기에는 이 말이 그럴듯하니, 난 이것을 믿을거야. 전문가들은 자기네 학문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작당해서 한쪽 주장으로 몰고갈 뿐이야. 자기네 주장에 맞지 않으면 학계에서 배척하는거야'. 그래, 혼자 그렇게 믿는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자기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려서 우리나라의 30%가 거짓을 믿도록 하는 사태까지 몰고갔다면, 이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솔직히 우리 나라 사람들중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왜 틀린 말을 하는지 깔끔하게 반박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우리는 그런것에 대한 반박을 전문가들한테 맡기는 것이다. 온갖 사료들을 읽어보고 접하고 다룰 줄 아는 역사학자들에게 말이다. 창조론도 마찬가지다. 창조론자들의 말만 접하면, 진화론은 과학자들이 신을 배척하기 위해 만들어낸 억지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하지만 창조론자들이 하는 말은 모두 과학적으로 틀렸다는 것은 모르겠지. 왜냐면 그런말을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 과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과학자들이 만장일치로 진화론이 사실이라는 것을 오래전에 받아들였다는 것 역시 모르겠지. 아니라고? 뭐 전세계에 인구가 워낙 많으니까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겠지. 한국에서도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것처럼. 하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학계에 이름이 알려진 과학자 치고 진화론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증거나 너무나도 명백하니까.

어쨌든, 여기서는 이 '박물관'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말하려고 하는것이니, 이 얘기는 접어두겠다. 근데 이 창조과학 박물관의 수준은, 일반적인 창조론자들보다도 수준이 더 떨어진다. 적어도 대부분의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은 이러이러해서 거짓이다'라고 말도 안되는 과학이긴 하지만, 과학'같은' 말을 하긴 한다. 하지만 여기선 그런것 조차 없다. 걍 '하느님의 말씀이니 믿어라'이다.


이 사람들은 공룡과 인간이 동시대에 살았다고 믿는다.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참, 이 곳을 만든 Ken Ham은 집에서 내가 어렸을 때 보던 플린스톤 가족이나 보고 앉아있어야될 정도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인것 같다.

"하느님의 말씀에 의하면, 가시는 수백만년전이 아닌 약 6000년전에 아담의 죄 이후에 생긴 것이다. 우리가 화석에서 공룡 및 다른 동식물들과 함께 가시를 발견하였으니, 이들은 모두 아담의 죄 이후에 인간과 같은 시대에 살았어야만 한다."

뭐 들이댈 수 있는 증거라고는 이런것 밖에 없지. '하느님의 말씀에 의하면', 즉 성경에 씌인 것들이 100% 진실이라고 믿는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기초해 공룡은 인간과 동시대에 살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나머지는 아무리 지구가 몇억년 되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더라도 무시하는 것이 이 사람들의 논거방식이다.

그래, 성경에 기초해서 공룡과 인간이 동시대에 살았다고 주장하는것만으로는 성이 안 찼나보지. 이제는 공룡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다 초식동물이었다고 주장한다. 어이없어서 말도 안 나오지만, 뭐...-_-;

저기서 보면 "Layer found in: Upper Jurassic (~2348 BC)"라고 적혀 있다. 아니, 쥬라기 시대를 2348 BC까지라고? 근데 사진은 없지만, 보아하니 얘네는 다른데에선 백악기도 ~2348 BC라고 한다고 한다. 뭐, 일년동안에 트라이아스기, 쥬라기, 백악기 모두가 다 들어가있다는 얘기 같은데...그럼 애초에 왜 시대 구분을 하는지 원...

게다가 2348년이라면 고조선 때인데, 고조선 때 공룡이 살았다고? 이걸 믿는 사람들은 대체 뭐지...

게다가 2348년에 노아를 제외한 전 인류가 멸종되어야 됐다. 그럼 고조선, 이집트, 중국,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등등의 나라들 역시 모두 없어졌다가 다시 만들어졌다는 건가? 참 말이 되는 소리를...


얘네들의 주장은 계속 이것의 연속이다. 같은 증거로 두 가지의 설명이 가능한데, 하나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하나는 그냥 인간의 이성으로 도달한 결론이다. 일단 인간의 이성이 왜 하느님의 말씀보다 못한지에 대해서는 잠시 접어두고...같은 증거에 대해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한게 아니라고! 하나는 엄청난 양의 증거가 있고, 하나는 과학을 모르는 사람들을 현혹시킬 정도의 증거만 있다고. 그리고 그나마 그러한 '증거'들도 대부분 날조되거나 잘못된 것들이고.

이렇게 노아의 방주에 공룡들도 올라탔다고 한다. 진짜 자기네 생각을 옳게 하기 위해 별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군, 진짜...게다가 저기 보이는 공룡들이 기린보다도 작은데, 그럼 30m 길이의 화석들은 다 뭐지? 하긴, 이런것에 상식적으로, 인간의 이성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는게 얘네들 주장이니...


이렇게 아예 대부분의 공룡들이 작았다고 주장을 한다. 큰 공룡들도 아주 크지는 않았고. 가지가지한다, 정말...

근데 애초에 공룡이 노아의 방주에 탔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냐고?


...당연히 성경이지. 성경에 '모든' 동물들이 다 탔다고 나와있으니, 공룡도 당연히 포함되어있어야 되겠지.


이렇게 모든 인류는 다 노아의 자손이라는 거지. 저기 동쪽으로 간 SHEM의 자손들이 우리나라를 세웠겠군. 


...이건 정말 할 얘기가 없다...

뭐 어느정도 황당해야 화를 내지, 이것은 그냥 코메디인것 같기도 하다만. -_-; 어이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는 없다. 근데 미국만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한국에서도 이런걸 믿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것이지... 

by darkslayer | 2009/08/13 16:57 | 트랙백 | 덧글(7)

한심한 미국 사설

역시 미국 사람들도 한심한것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ㅋㅋㅋ

여기 이건 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을 비난하는 사설이다.

http://www.ibdeditorials.com/IBDArticles.aspx?id=333933006516877

지금은 이 부분을 지웠지만, 원래는 이런 문단이 포함되어 있었다:

"People such as scientist Stephen Hawking wouldn’t have a chance in the U.K., where the National Health Service would say the life of this brilliant man, because of his physical handicaps, is essentially worthless."

("과학자 스티븐 호킹과 같은 사람들은 영국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영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이 뛰어난 사람의 생명을, 그의 육체적 결함때문에 쓸모없다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오바마가 하려는 개혁과 비슷한 제도가 영국에 있는데, 이것을 미국에도 도입하면 호킹 같은 사람들은 일찍 죽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왠 걸? 호킹은 영국에서 태어났고 영국에서 자랐고 지금도 영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y darkslayer | 2009/08/12 10:22 | 트랙백 | 덧글(1)

오바마가 사탄인 증거? -_-

얘네들 참 할 짓이 없다고 해야되는지, 기발하다고 해야되는지, 그냥 미쳤다고 해야되는지..



내용인즉 이렇다.

성경에서 누가복음 10:18에 의하면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탄이 하늘로부터 번개 같이 떨어지는 것을 내가 보았노라"이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근데 예수는 히브리어로 말했을것 아닌가? 우선 저 구절을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라고 놓는다. 그럼 '번개'가 히브리어로 '버락/바락'이고 '위'가 '바마/비마'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들어갈 접속사는 히브리어에서 '오/우'라고 한다. 그래서 예수의 말뜻은 사실 '나는 사탄이 버락 오바마로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라는 주장이다.

...말이 된다고 보는가 -_-; 기발하긴 하다만.

우선 원래 써있는 말은 '천국(하늘)에서 떨어진 번개'인데, 그것을 왜 갑자기 '위'에서 떨어진 번개로 바꾸는지 부터 해서, 저런 식의 말은 히브리어 문법에서도 틀렸다고 한다. 게다가 오바마의 이름 '버락'은 아랍어에서 온 이름인데, 그 이름이 히브리어로는 '버락'이 아니라 '바룩'이라고 한다. 히브리어로 '바룩'은 '버락'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바룩'은 '축복받은'이란 뜻을 지녔다고 한다.

게다가 히브리어로 번역하고 왔다갔다 할 필요 없이, 그냥 처음부터 히브리어로 된 성경을 한번 보라고 -_-

그리고, 설령 저 모든 말이 맞는다고 해도, 억지로 그런 구절 하나 끼워맞춰서 오바마가 사탄이라고 주장하는것은 참 한심한 짓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성경 구절이 아마 '번개치는 어둠속에서 사탄이 나왔다'였다면 한국어로 번개=벼락이고 어둠=밤 이므로 '벼락의 밤에서', 즉 '버락 오바마에서 사탄이 나왔다'라고 해석할 놈들이다.

by darkslayer | 2009/08/05 13:56 | 트랙백 | 덧글(2)

뉴스에서 싸움

미국의 막장 뉴스 ㅋㅋㅋ Fox News는 내가 보통 싫어하는 뉴스지만, 여기서만은 큰 웃음을 주네 ㅋㅋ

인터뷰하는 사람이랑 인터뷰 받는 사람이랑 막 서로 욕하고 싸운다. (4:00쯤서부터 보면 될듯)

물론, 인터뷰를 받는 사람이 좀 미친 광신도라 그런거긴 하지만, 그래도 뉴스에서 이렇게 욕하면서 싸운다는게 웃기네 ㅋㅋ

by darkslayer | 2009/08/04 17:03 | 트랙백 | 덧글(2)

재밌는 동물들 이야기

나는 어렸을때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했듯, 자연과 동물을 좋아했었다. 비록 지금은 벌레에 대한 공포증이 생겼지만, 어렸을 때는 하루종일 벌레를 잡으러 돌아다닐만큼 마냥 좋아했었다. 이제 벌레는 싫어졌지만 동물은 여전히 좋아한다. 이 나이가 되서 아직까지 동물원을 좋아하는 사람도 별로 없겠지만, 난 여전히 동물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최근에 동물 및 진화에 대한 책들을 좀 많이 읽었는데, 그 중에서 내가 알게된 좀 신기한 사실들을 좀 소개해볼까 한다. 물론 생물학 전공자는 보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ㅠㅠ 내용의 출처는 아마 대부분 도킨스의 책들, The Planet Earth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가지 동영상, 내가 관심있어서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들...일 것이다. 혹시 아래 내가 적은 것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은 특히 도킨스의 'The Ancestor's Tale'(조상 이야기)를 읽어보기 바란다 ㅎㅎ

우선 내가 어렸을때 가장 좋아했었던 공룡에 대해서 알아낸 흥미로운 사실! 공룡은 6500만년전에 100% 다 멸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티라노사우로스나 벨로시랩터를 포함하고 있던 'Theropod'라는 종류의 공룡은 일부 살아남았다는 것이 현재 정론이다. 이들은 두 발로 보행하는 공룡들이었는데, 랩터처럼 날렵한 놈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그래서 이들이 살아남았다면 결국 어떻게 되었냐고? 시간이 지나며 계속 진화를 거듭해서 지금의 '새'가 된것이다. 어렸을때부터 새가 공룡하고 아주 가까운 동물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직계후손이라는 것은 최근에 알게 된거라 신기했다 ㅋㅋ 실제로, 옛날 쥬라기 공원 영화에서 나온 랩터의 모습이 이제는 틀렸다고 한다. 랩터는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이렇게 생긴게 아니라

또는

이렇게 깃털을 가진 모습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화석에서 깃털이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물론, 벨로시랩터가 새의 직계 조상은 아마 아니겠지만, 저런 모습이면 충분히 새로 나중에 진화했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근데 이게 또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고 한다. 새가 공룡의 후손이라면, 분기학적으로 보았을때, "파충류"라는 단어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서, 단순히 하기 위해 testudines는 거북이, lepidosauria는 뱀/도마뱀, crocodylia는 악어, aves는 새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면 분기학적으로는 '파충류'란 저기서 파란 부분을 전부 포함시켜야 되는데, 아뿔싸, 그럼 새도 포함되게 된다. 그렇다면 새가 파충류라고 인정을 하던가, 아니면 '파충류'를 정의할때 "새와 포유류를 제외한 모든 amniote(양막류)"라고 제외를 하는 형식으로 정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정의를 해야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파충류를 말할 수 있다고 하는데, 여전히 이 문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의 여지가 된다고 한다. 파충류의 정의를 바꿔서 새를 포함시켜야 할지, 아니면 분기학적으로는 이상하더라도 기존의 파충류의 의미를 살리는 정의를 해야할지...


공룡 이야기가 나온 김에 멸종. 진짜 멸종위기에 정말 가까운 동물들이 꽤 있더라. 한때 동남아 전역에 퍼져살던 자바 코뿔소는 밀렵꾼들에 의해 사냥당해서 이제 전세계에 40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았다고 한다. 한 종이 40마리밖에 안 남았다는게 말이 되냐고? ㅠㅠ 설곽에서 반 2개를 합친것 밖에 안되는 숫자로 살아남는게...가능한가...지금은 열심히 보호를 받고 있지만, 40마리로는 이 종이 멸종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다...또 원래 양쯔강에는 강에서 사는 돌고래가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귀엽게 생긴:


근데 중국에서 갑자기 산업화를 막 시키다보니 얘네들이 살 곳을 점점 잃어가서...이제는 아마도 멸종했다고 한다. 근데 이게 특별히 슬픈 이유가, 마지막으로 목격된게 2007년, 불과 2년전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1997년에만 해도 50마리 밖에 안 남긴 했지만...

그리고 엊그제 뉴스에서도 나왔지만, Pinta Island Tortoise라는 거북이는...전세계에 딱 1 마리 있다고 한다. '외로운 조지'라는 이름까지 있는데, 얘가 얼마전에 다른 종의 거북이랑 짝짓기를 해서 알을 낳았다고 하더라. 물론 그래봐야 혼합된 잡종이지만, 그래도.



실제로 인간에 의해서 멸종된 동물들이 꽤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두개가 아마 도도새랑 Tasmania Tiger(혹은 Thylacine)일텐데, 한국에선 Tasmania Tiger이 잘 안 알려져 있는것 같다. 우선, (거의) 모든 포유류는 placental 포유류와 marsupial 포유류로 나뉜다. Placental 포유류는 뱃속에서 새끼를 키우다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낳는 포유류로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포유류 거의 다라고 보면 된다. Marsupial들은 새끼를 일찍 밖으로 낳은 다음에 주머니에서 키우는 포유류들로, 캥거루나 코알라 등을 포함한다. 다른 대륙에서는 marsupial들이 대부분 멸종하고 오직 호주 쪽에서만 번창했는데, 이는 호주에 placental 포유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대륙에서 placental 포유류가 하는 역할을 호주에서는 marsupial들이 하게 되었다. 즉, 다른 대륙에서는 사슴과 같은 동물들이 풀을 뜯어먹는데, 호주에서는 그 대신 캥거루가 그 역할을 맡게 되었다. 여기서 다른 대륙에서의 늑대와 같은 포식자의 역할을 맡은게 바로 위에서 언급한 thylacine이다.


안타깝게도 이 thylacine 역시 인간에 의해서 멸종되었는데, 이것 역시 아직 100년도 안된 일이다. 마지막 thylacine은 동물원에서 1936년에 죽었다고 한다.

멕시코에는 axolotl이라는 특이한 동물이 산다. 일단 생긴것부터가 특이하다.


정말 특이하게 생겼는데, 과학자들은 얘가 무엇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도롱뇽의 새끼 올챙이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아가미 근처에 있는 장식(?)을 비롯해 여러 부분이 정말 닮았다.


물론, axolotl은 올챙이가 아니다. 도룡농으로 변태하지 않고, 저 상태로 번식하고 저 상태로 죽는다. 하지만, 분명히 닮은점은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롱뇽 역시 양서류로서,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어릴때 올챙이 모습으로 살아가다가 크면서 티록신 호르몬이 분비되며 어른 도롱뇽으로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어른이 되기 전에 번식을 할 수 있다면? 아니면 티록신 분비가 안 되어서 올챙이 상태로 영영 남아있으면서 번식을 한다면? 그것의 결과가 바로 저 axolotl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번식만 할 수 있으면, 진화적으로 보았을때 그 이후의 일은 중요하지 않다. Axolotl은 바로 도롱뇽의 '어른단계'가 잘라져나간 상태의 동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한번 과학자들이 실험을 해보았다. 한번 axolotl에게 티록신을 투여해본 것이다. 그러자 실제로 axolotl은 전혀 새로운 종의 도롱뇽으로 변태하였다. 근처에 사는 tiger salamander과 거의 비슷한 모양의 도롱뇽이었지만, 분명히 다른 종이었다고 한다. 난 이게 정말 신기했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도킨스의 The Ancestor's Tale(조상들 이야기)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동물의 어른 단계가 잘려나간 것을 neoteny라고 부른다고 한다. 근데 도킨스는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의문을 던져보는데, 인간은 어린 침팬지와 닮았다는 것이다...혹시 인간도 침팬지의 어른 단계를 잘라낸것으로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침팬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얼마전에 Nim Chimpsky란 책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Nim Chimpsky란 이름을 가진 침팬지에 대해서인데, 이 이름은 Noam Chomsky의 이름에서 따온것이다 (영어에서 chimp는 chimpanzee의 줄임말로 자주 쓰임). 촘스키는 언어가 인간만의 고유한 산물이라고 말했다는데, 이에 대한 반박으로 침팬지도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키워진 침팬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촘스키가 정의한 엄밀한 의미의 언어에서는 Nim Chimpsky도 실패했다. 하지만 비록 문법의 엄격한 규칙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에 필요한 언어는 충분히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바로 수화로 말이다. 수화를 통해 자기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 등의 의사소통 능력은 보여주었다. 실제로 Nim 이전에도 Washoe라는 이름을 가진 침팬지도 수화 능력을 가졌는데, Washoe는 합성어를 만드는 능력도 보여주었다. '오리'를 'WATER DUCK'이라고 표현하고, '화장실'은 'DIRTY GOOD'라고 표현하는 등 단어의 뜻은 잘 이해했다고 보여주는것 같다. 이처럼 침팬지들도 정말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침팬지가 인간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끔찍한 실험에 사용되고 있는데, 참 슬픈 일이다. 해외에서는 침팬지나 고릴라와 같이 인간과 가까운 유인원들에게도 '일부'의 인권을 부여하자는 The Great Ape Project란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종'(Species)이란 무엇인가? 아마 모두들 종이 무엇인지 대략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정의를 할 수 있나? 종의 엄밀한 정의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두 생물이 서로 교배를 하여 생식 능력이 있는 자손을 낳을 수 있을 때, 그 둘은 같은 종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정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다. 무성생식을 하는 객체에 대해서는 다른 정의를 사용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차피 종 이라는 개념 자체가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구분법이라는 것이다. 한번 시간 축으로 생각을 해보자. Homo Erectus는 아마도 현재 인류 Homo Sapiens의 직계 조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Homo Sapiens와는 너무도 달라서, 만약에 타임머신을 타고 Homo Erectus가 살던 과거로 돌아가면 아마도 인간과 교배를 해서 자손을 낳을 수는 없을 없을 것이다. 그래서 Homo Erectus를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있지만...그 Homo Erectus를 한 마리(한 명?) 타임머신에 태워서 1000년 뒤에 다시 내려놓아보자. 그럼 그 때의 Homo Erectus의 자손과는 교배가 가능할 것이다. 이제 그 시대에서 한 놈을 태워서 또 1000년 뒤에 데려놓고, 거기서 또 한 놈을 태워서 1000년 뒤에 내려놓고...이 과정을 지금 이 2009년까지 계속 반복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서로간은 교배가 가능할 것이다(안된다면 1000년보다 더 짧은 간격으로 쪼개면 된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 시점에서 Homo Erectus는 Homo Sapiens로 변하는 것인가? 역시 무의미한 질문이다. 어차피 Homo Erectus고 Homo Sapiens고 인간이 임의로 나눈 기준이기 때문에.키가 200cm인 사람은 분명히 키가 크고, 키가 140cm인 사람은 분명히 키가 작은 것이다. 하지만 정확히 그 경계선이 어디인지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종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에 중간종들은 멸종했기 때문에 현재의 종의 구분이 가능한 것이다. (140cm와 200cm 사이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면 큰 키와 작은 키가 discrete해지는 것처럼...)

자 위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 내가 소개하려고 하는 동물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위에서는 시간축으로 종이 continuous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이번에는 xy축, 즉 위치축에서도 종이 continuous한 예를 들어보겠다. 바로 ring species(고리 종?)이라고 불리는 놈들이다. 흔히 드는 예로 Ensantina 도롱뇽과 Larus 갈매기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갈매기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영국에는 Herring 갈매기라고 불리는 갈매기가 있다. 이놈들은 대서양을 건너가면서 진화를 하였는데, 진화시간이 길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여전히 서로 교류를 해서인지, 미국에 사는 American Herring 갈매기와 교배가 가능하다. 또 American Herring 갈매기는 알라스카를 통해 시베리아에 있는 Vega Herring 갈매기와 교배가 가능하고, 그 놈은 또 근처의 갈매기와 교배가 가능하고, 그 놈은 또 근처의 갈매기와 교배가 가능하고...이렇게 지구 한 바퀴를 둘러 다시 영국을 포함한 북유럽에 사는 Lesser black-backed 갈매기까지 온다. 다음 그림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서로 교배가 가능하니, 모두 같은 종으로 보는게 옳겠지? 하지만 문제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위의 그림에서 화살표로 연결 된 놈들은 서로 교배가 가능하다는 의미를 가졌지만...보다시피 Herring 갈매기와 Lesser black-backed 갈매기는 서로 교배가 되지 않는다. 둘 다 영국에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서로 옆의 갈매기와는 교배가 가능한데...그렇다면 얘네들을 같은 종으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다른 종으로 보아야하는가? 위에서 말했듯이, 이것은 무의미한 질문이다. 여기서도 중간에 있는 놈들이 모두 멸종한다면, 명확한 종의 구분이 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명확한 종의 구분에 익숙한 우리가 헷갈릴 뿐이다. 종이라는 개념이 discrete한게 아니라 continuous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이 이야기는 단순해진다.

by darkslayer | 2009/08/04 16:28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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